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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서 20여명 긴급 기자회견…"정치가 관객 판단 대신해선 안돼"
"창작 활동 위축 우려…역사에 질문 던지는 건 예술가 의무"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정지영·이명세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 20여명이 8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2026.10.08 encounter24@yna.co.kr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박원희 기자 = 정지영·이명세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부산에 모인 영화인 20여명은 8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객의 판단을 정치가 대신하지 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지영·이명세 감독과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김홍준 전 한국영상자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정치권과 공공기관, 투자기관, 극장과 영화제의 상영 문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충분히 보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전에 영화의 정치적 의도와 성격을 성급히 규정하고, 감독과 배우, 제작사 등이 계속 새로운 책임의 대상으로 확대되는 방식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은 "영화에 대한 논쟁이 공적 자원을 동원해 제재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앞으로 창작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영화인들이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가 역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역사가 남긴 질문과 수수께끼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영화감독뿐 아니라 화가, 시인, 소설가 등 예술가들의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가지고 정치권에서 시비를 거는 것은 너무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정지영·이명세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 20여명이 8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2026.10.08 encounter24@yna.co.kr
싱가포르국제영화제의 '암살자(들)' 개막작 선정을 둘러싼 논란도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제레미 추아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개막작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영화제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독립적인 작품 선정 절차를 거쳐 결정한 '암살자(들)'을 예정대로 개막작으로 상영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인들은 "국내의 정치적 논쟁을 해외영화제의 독립적인 작품 선정과 상영 결정에까지 확대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며 "어떤 작품을 선정하고 상영할 것인지는 영화제의 독립적인 판단 영역이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이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신변 위협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영화 관계자 개인의 신상이 공개되고 주거지와 일상이 침해되며 협박과 신변 위협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영화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의견 표명과는 명백히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면서 "특정 영화의 진실성과 완성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찬성이든 반대든 정치가 작품의 의미와 관객의 판단을 대신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암살자(들)'과 관련해 예정됐던 무대인사 등 관객 대상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김홍준 전 한국영상자료원장은 "부산영화제에서 영화가 정치적 맥락 속에서 논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영화제 이후 영화인들 사이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입장을 정리한다면 건설적이고 민주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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