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첫 내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 "극장 관람, 다른 경험과 공존할 것"

입력 2026-10-08 13:50:49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그래비티'·'로마'의 멕시코 거장…아들 호나스 감독과 부산국제영화제 찾아


호나스, '가바초 챔피언' 연출…"'괴물'·'호프' 등 한국 영화 좋아해"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 첫 내한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0.8 jin90@yna.co.kr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영화 '그래비티'(2013)와 '로마'(2018)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 받은 멕시코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관람 경험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아왔다.


우주에서 고립된 비행사의 이야기를 그린 SF '그래비티'(2013)는 우주 한복판에 있는 듯한 체험을 안겨줬고, '칠드런 오브 맨'(2006)은 디스토피아에서 살아남으려는 분투를 롱테이크(편집 없이 한 번에 이어서 촬영하는 기법)로 생생히 담았다.


1970년대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젊은 가정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마'(2018)도 시대의 공기를 세심히 담아낸 화면으로 주목받았다. 쿠아론 감독은 넷플릭스와 협업한 이 영화로 2018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도 받았다.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극장 관람이 다른 형태의 관람 방식과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쿠아론 감독은 8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기술들이 들어오고 새로운 세대가 영화를 보면서 관람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도 극장 관람 형태가 변함없이 남을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쿠아론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8)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버드맨'(2015)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멕시코의 대표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이다. 세 명의 멕시코 감독에게 '쓰리 아미고스'(three amigos·세 친구)라는 애칭이 따라붙기도 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말하는 작품세계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8 jin90@yna.co.kr


쿠아론 감독은 아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의 손을 잡고 처음 한국을 찾았다. 아들의 신작 '가바초 챔피언'이 세계 영화 흐름을 조망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받으면서다.


그와 호나스는 지난 6일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데 이어 전날 '그래비티' 아이맥스(IMAX)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했다.


'가바초 챔피언'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청년 이민자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혹독한 노동과 계속되는 차별에 시달리는 청년 리보리오의 삶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대표되는 반이민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쿠아론 감독은 "모든 영화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밖에 없다"며 "이민자들이 어려운 상황이고 관련해 많은 쟁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민에 관한 이야기라면 주로 비극인데, '가바초 챔피언'에는 즐거움도 있다"며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는 열망도 담겨 있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호나스 감독도 "숫자 등으로 대표되는 추상적인 담론보다 이민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폭력과 고난을 마주하지만, 로맨틱한 꿈과 열망을 여전히 가진 캐릭터가 있다"고 소개했다.




알폰소·호나스 쿠아론 부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알폰소 쿠아론 감독(왼쪽)과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8 jin90@yna.co.kr


호나스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많은 영화를 보고 자랐다고 떠올렸다. 영문학과 시각예술을 공부한 뒤 사진 작업을 했던 그는 결국 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아버지의 대표작 '그래비티' 각본을 함께 썼다.


호나스 감독은 "제 삶에 항상 영화가 있었다. 아버지가 너무나 열정적으로 영화를 보시는 분이어서 자연스럽게 흡수가 됐다"며 "어린 시절 봤던 영화를 바탕으로 내가 좋아했던 걸 떠올렸고 그걸로 '그래비티' 각본을 썼다"고 돌아봤다.


호나스 감독은 한국 영화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자기 아들이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부산행'(2016)의 팬이어서 이번에 부산으로 KTX를 타고 오면서 너무 좋아했다고 웃음 지었다. '부산행'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탑승객들이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부터 살아남으려는 이야기다.


호나스 감독은 "장르라는 기반을 갖고 이야기를 만들고 거기에 유머를 녹이는 지점에 큰 존경을 느낀다"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과 '기생충'(2019),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2025), 나홍진 감독의 '호프'(2026) 등을 인상 깊은 작품으로 꼽았다.




질문에 답하는 호나스 쿠아론 감독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8 jin90@yna.co.kr


쿠아론 감독은 창작자로서의 아들에 관해 "자신만의 고유 영화 언어를 만들어내는 감독"이라며 "관객을 중요시하는 감독으로서, 수사적인 것보다 주제에 중점을 둔 영화를 만든다. 저의 영화 언어를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높이 평가했다.


쿠아론 감독은 아들에게 영화를 전공으로 하지 말라고 조언한 일화도 들려줬다. 아들이 세상을 넓게 보는 시야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됐다고 한다.


쿠아론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실패와 좌절도 함께 가기 마련이다. 아버지로서 그런 고통을 겪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며 "그러나 호나스는 이미 끝났다. 여기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웃음 지었다.


쿠아론 감독은 차기작 계획도 들려줬다. 그는 "조금 조심스럽게 천천히 호러 이야기를 쓰고 있다"며 "매우 흥미롭다"고 했다.


그는 이날 연상호 감독과 대담을 나누는 마스터 클래스로 일정을 이어간다.




알폰소·호나스 쿠아론 감독 '반가워요'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알폰소 쿠아론 감독(왼쪽)과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8 jin90@yna.co.kr


encounter24@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