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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의 뇌 분석해 스트레스 저항 유전자 밝혀

입력 2025-08-19 0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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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국과수·아주대의료원, 고령환자 항우울제 듣지 않는 원리 규명




우울증의 분자 기전 밝힌 KAIST 연구팀

왼쪽부터 허원도 교수, 신종필 박사과정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극단 선택을 한 환자의 뇌 조직을 분석해 우울증의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우울증(MDD)은 세계적으로 흔한 정신질환 가운데 하나지만, 분자적 수준(뇌 속 분자나 단백질, 유전자 수준)에서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민주 법의관, 아주대학교의료원 김석휘 교수 공동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뇌 조직과 우울증 유발 쥐 모델에서 뇌 해마의 '치아이랑'(DG) 부위의 'FGFR1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모습을 확인했다.


치아이랑은 해마 안에 정보가 처음으로 들어올 때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부위다.


우울증 쥐 모델에 스트레스를 유발하자 치아이랑 부위에서 세포 안의 성장·분화 명령을 전달하는 'FGFR1' 수용체가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특히 FGFR1 유전자를 결손 시킨 녹아웃(Knock-Out·제거) 모델에서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고 우울 증상이 빠르게 나타난 모습이 관찰됐다.


이는 FGFR1이 정상적인 신경 조절과 스트레스 저항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광유전학(특정 신경세포에 빛 자극을 줘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기법) 기술을 이용, 빛을 통해 FGFR1을 활성화할 수 있는 'optoFGFR1' 시스템을 개발했다.


FGFR1 신호 활성화만으로도 우울 행동을 개선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하지만 노화된 우울증 쥐 모델에서는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Numb'라는 단백질이 노화된 뇌에서 과도하게 발현돼 FGFR1의 신호 전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울증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도 고령의 환자에게서만 Numb 단백질의 특이적 과발현이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의 사후 뇌 조직 연령별 비교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Numb 단백질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투여한 결과, 노화 우울증 쥐에게서도 신경 행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이 나타났다.


허원도 교수는 "우울증이 단순한 신경세포 손상 때문이 아니라 특정 신경신호 경로의 교란에 의해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혔다"며 "고령 환자에게 항우울제가 잘 듣지 않는 이유를 분자적으로 규명하고, Numb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익스페리멘탈 앤 몰리큘라 메디슨'(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지난 15일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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