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김은성 박사의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21

(서울=연합뉴스) AI 프롬프트 경진 대회 '크롬프톤'에서 KT 직원들이 AI 업무혁신을 위한 프롬프트를 개발하는 모습. 2024.10.20 [KT 제공] photo@yna.co.kr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인류 최고의 질문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봤다. 대답은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였다. 역사적 인물 중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도 물었더니,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답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하면서 예술가, 발명가, 과학자, 철학자로서 다재다능한 업적을 남겼다. 비범한 관찰력과 무한한 호기심으로 세계를 탐구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발상을 제시했다.
챗GPT는 "다빈치의 창조적 접근 방식과 여러 분야에 걸친 지식을 직접 알아보고 그의 인생과 작품, 연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그의 철학과 인간성을 배우고, 예술과 과학을 결합하는 창의적 연구 방식에서 영감(靈感)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챗GPT는 공학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구동하기에 자연과학적 업적뿐 아니라 예술적 업적도 남긴 다빈치의 생각이 궁금했을 것이다. 다빈치를 만나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챗GPT의 답은 이러했다.
"예술과 과학을 동시에 탐구하는 특출한 재능과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어떤 영감을 받았나요? 여러 분야에서 발휘한 창의성과 깊은 호기심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현대 과학과 기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이 이 시대에 살고 있다면 과학 발전과 기술 혁신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세 번째, 당신은 세밀한 관찰과 실험으로 자연현상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런 방식이 현대의 과학적 방법과 어떻게 연결됐을까요?
마지막으로 당신의 창의성과 미적 감각에 영감을 불어넣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발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창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팁이나 조언이 있을까요?"
챗GPT는 이런 질문들을 통해 다빈치의 예술적 업적, 과학적 탐구, 창의력과 인간성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사례는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질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들어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직업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인공지능이 최상의 답변을 내놓도록 질문지(프롬프트)를 만들고 테스트하는 직업이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최선의 결과물을 산출하게끔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일이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핵심 업무는 인공지능이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롬프트의 개발과 최적화다. 당연히 질문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아직 자격증은 없지만 대체로 요구되는 역량은 글쓰기 실력과 대화 능력이다. 인공지능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하고 명확한 프롬프트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인공지능 언어 모델 구조, 그 언어를 써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코딩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 필요하다.
또한 기존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 있는 관점, 즉 창의력이 요구된다. 필자가 챗GPT에 역사적 인물 중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물어봤던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기술적 이해도, 구체적이고 간결한 질문을 통한 대화 능력, 당연한 것도 질문할 수 있는 창의적이며 열린 자세가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덕목이다. 일반인도 구체적이고 짜임새 있는 질문, 때로는 집요한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으로부터 쓸 만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질문이 중요한 시대'가 된 셈이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질문은 예전부터 중요했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당시 젊은이들과 질문을 통해 소통했다. 아무리 유익한 얘기라도 내 입장에서만 말하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게 소통의 첫걸음이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즉 자신이 얼마나 무지(無知)한지 깨닫게 만드는 것으로, 이를 산파술(産婆術)이라고 한다.
이처럼 질문은 상대와의 소통을 위해, 때로는 자신과의 소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해 또 다른 질문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해 급속하게 진화하는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능력 발휘는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인공지능에 질문을 해도 단순하거나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는 현시점을 '인공지능 2.0-질문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싶다. 제대로 된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이 가진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그 지식을 내 목적에 따라 생성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질문에 따라 인공지능 활용도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인공지능 1.0-명령의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요구사항을 명령하면, 인공지능이 실행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시대적 구분이 타당한지 인공지능에 물어봤더니, "예전 챗봇들도 질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했다"고 부정했다. 그래서 "자주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가 단순히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더니 바로 수긍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3.0'은 어떤 시대일까? 필자의 예측은 '인터랙션(상호작용)의 시대'다. 사람의 질문뿐 아니라, 역으로 인공지능이 질문하고 인간이 답하기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폭이 크게 확장되는 개념이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소통을 발전해 나가듯이 인공지능과 사람도 관계를 형성하는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챗GPT에 이런 개념을 묻자, 자신은 스스로 질문하지 못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즉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질문하는 시점이 인공지능 3.0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그 시대의 인공지능은 내가 어떻게 대화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사용자의 관리에 따라 캐릭터가 성장하는 '성장형 게임'처럼,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와 방향이 대화를 통해 결정되는 셈이다. 물론 성장하는 나만의 인공지능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성숙도 역시 달라질 것이다.
김은성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삼성경제연구소 CEO 강사, 포스코·한화·LG·SK 등 대기업 임원 및 정부부처 장관 스피치 코치
<이 남자가 말하는 법> <리더의 7가지 언어> 등 저서 다수 [김은성 제공]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