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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인정되나 돈은 사망한 아버지에게 대부분 갔다고 판단
불법 로비 혐의는 '증거 위법 수집'…은행원·공무원도 무죄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중견 건설사 사주 업체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비자금·불법 로비' 사건이 기소된 지 2년 만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 1부(이동기 재판장)는 중견 건설사 비리와 관련된 재판 3건을 잇달아 선고했다.
건설업체 대표 김모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의 집행유예 5년, 벌금 25억원을 선고받았다.
별건으로 재판받은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특경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동생과 전무인 남모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해당 건설사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5억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두 형제의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회장 김모씨는 재판 도중 숨져 공소 기각됐다.
회장인 아버지와 장남 김씨는 2014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현금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총 82억원 상당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동생은 2022년 건설업체 관련 자금 50억원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사적으로 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아버지에게 25억원이 현금으로 입금됐고, 장남이나 가족에게 13억원의 현금이 보내진 것이 상당 부분 비자금의 일부로 판단된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남 김씨에 대해 "이 사건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피고인도 횡령 금액에 대해 이득을 누렸고, 단순히 소극적으로 아버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려워 어느 정도 죄책을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비자금의 대부분을 사망한 아버지가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김씨가 회사에 횡령 금액 대부분을 변제한 점,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상속재산 상당 부분을 회사에 귀속시키는 것을 합의해 실질적으로 피해 복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생 김씨에 대해서는 "배임에 가담한 액수 자체는 적지 않지만, 피고인도 가족들 사이에 상속재산 협의를 통해 상당 부분 피해 복구를 한 점을 감안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불법 로비 사건에 대해서는 김씨 등 사주 일가와 은행 직원 7명, 공무원 모두에 대해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 기관이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이와는 관련성이 없는 뇌물공여 부분을 위법하게 증거로 수집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은 비자금과 횡령이었으나 수사한 사건은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수수"라면서 "객관적 관련성이나 인적 관련성 없이 검찰이 획득한 뇌물수수·공여와 관련한 다이어리와 선물발송명단, 엑셀 파일 등 출력물을 확보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직원 2명은 뇌물혐의와 별개로 해당 건설사에 70억원을 먼저 인출할 수 있게 대출 조건을 변경해 준 것이 은행에 대한 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은행 측에서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담보권 손해 내지 그런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사주 일가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현 대표이사인 장남과 나머지 가족들의 불화가 발생하며 지분을 둘러싼 소송이 잇따랐고, 급기야 서로에 대한 고소·고발, 국세청 세무조사 등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삼부자가 모두 수사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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