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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정리하다 시설관리 직원 추락사…2심도 건물관리자 무죄

입력 2024-01-07 0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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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장은 '용역계약 범위 넘어' 거절…법원 "작업지시 증거 없어"




법원 로고

[촬영 이율립]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건물 시설관리 용역업체 직원에게 전선 정리 작업을 지시하면서 안전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물 관리자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정덕수 구광현 최태영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게 최근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부동산 임대회사 직원 A씨는 2020년 10월 서울 강남구 한 건물의 전기설비 관리 업무를 맡았다가 경비·시설 관리 용역업체 근로자 B씨에게 안전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전선 정리를 맡겨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사고 전날 용역업체에 시설물 설치를 요청했으나 관리소장 C씨가 '용역계약상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작업'이라며 거절하자 다음 날 C씨의 부하직원인 B씨에게 직접 작업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안전모를 쓰지 않고 높이 2.5m 천장의 전선을 정리하다가 사다리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천장 전선 정리를 지시하면서도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다 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1심은 "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누구의 지시도 없이 스스로 작업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C씨가 사고 전날 B씨에게 명시적으로 본인 허락 없이는 시설물 설치를 도와주지 말 것을 지시했는데도 이를 어기고 작업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A씨 부탁으로 B씨가 작업을 보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항소했으나 2심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일 A씨가 B씨에게 작업을 지시했다면 전날과 마찬가지로 작업을 보조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장 사진과 증언에 따르면 B씨는 혼자 작업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의 사무실이 다른 건물에 위치한 점과 전날 B씨의 퇴근 시간 등을 고려할 때 A씨가 작업을 지시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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