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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현장 투입에도 제도 실효성 우려 여전…"변호사 내세우는 학부모 어떻게 상대하나"
"조사관 법적 지위·권한 명확히 하고, 소송시 보호 방안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대한민국 비폭력 캠페인' 행사장 나무에 폭력 근절 메시지가 걸려 있다. 2023.5.13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최원정 기자 = 교육부가 3월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 사안 조사에 전담조사관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일부 교육청이 책정한 전담조사관 보수가 건당 최저 15만∼20만원 수준이어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조사관의 처우와 지위를 보장하고, 학생·학부모에게 소송을 당할 경우 조사관을 보호할 방안 등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지난 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위촉 공고를 냈다.
교육계에서는 최근 늘어난 학폭 관련 업무로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처리 과정에서 학부모의 폭언·폭행이나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가 잦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교육부는 퇴직 교원이나 퇴직 경찰 가운데 올해 전담조사관 2천700명가량을 채용, 이들이 조사를 전담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도입을 불과 한 달 앞둔 전담조사관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지에 대해 현장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17개 시·도 가운데 교육청 누리집에서 전담조사관 채용공고를 확인할 수 있는 12개 지역을 살펴보면 전담조사관 보수가 사안 1건당 15만원에서 40만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충남은 사안별로 15만∼3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고, 광주도 보수를 건당 15만원으로 하되 사안의 복잡성 등에 따라 최대 30만원으로 정한다고 공고했다.
서울은 보수가 건당 18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경기·대전은 최저 20만원, 강원은 최저 21만원을 제시했고, 경북은 최고액을 27만원으로 공고했다.
전담조사관은 학교폭력이 발생한 경우 가해·피해학생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학교가 자체 종결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면 전담조사관은 이후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 사례회의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

[교육부 제공]
대부분의 교육청이 제시한 보수에는 사안 조사, 보고서 작성, 학교폭력 사례회의 및 심의위원회 참석 수당, 교통비·식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학교폭력에 통상 복수의 피해·가해 학생이 연루되는 점, 전담조사관 1명이 담당하는 사례가 월 2건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문성 높은 인력을 채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전담조사관이 사실 '봉사직'이기 때문에 보수를 많이 책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 투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조사관의 법적 지위와 권한이 불분명하고, 학생·학부모로부터 민원이나 소송을 당했을 경우에 대한 보호막이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교육청이 전담조사관의 업무 능력을 강화하고자 계획하는 현장 연수도 대부분 사흘 안팎에 불과한 일정이다.
한 현직 경찰관은 "(학교폭력은) 부모가 개입하면 어른 싸움이 되고, 학교에 CCTV가 다 있어서 증거 수집이 되는 것도 아닌 데다 상당히 민감하다"며 "퇴직 교사도 퇴직 경찰관도 어쨌든 현역이 아니라 '민간인'인데, (전담조사관에게) 어느 정도까지 권한을 줄지도, 학부모들이 (조사 결과에) 얼마나 수긍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은 "요즘은 학폭 걸렸다 하면 변호사부터 붙이고 시작하는데, 페이(수당)도 신통치 않으면 누가 하려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려면 처우 보장이 필수적인데, (공고된 수당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제도로 안착하려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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