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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4월8일까지 수요조사"…각 의대도 '시설 확충·교수 채용' 잰걸음
의료계 "의대 증원·배분, 대학 교육여건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의과대학.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와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대학들이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천명 증원에 따른 의학교육 질 하락에 대한 우려를 덜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이러한 발 빠른 움직임에도 의료계에선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 교육부, 32개 의대에 공문…내년부터 6년간 필요 시설·인력 조사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증원한 32개 의대를 대상으로 현재 교육여건 현황과 향후 소요계획을 파악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다음 달 8일까지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20일 2천명 증원에 대한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한 교육부는 이후 수요조사 항목 등을 엿새 만에 정리해 지난 26일 관련 수요조사 공문을 보냈다.
수요조사 역시 공문을 보낸 지 2주 만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수요조사를 통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6개년간 연차별로 필요한 강의실·실습실 증·신축 여부,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교수 인력, 그밖에 필요한 교수 학습 시설 등을 조사한다. 시설 확충을 위한 근거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의대 8곳을 제외한 나머지 32개 의대 입학정원이 최소 7명, 최대 151명 늘어난 상황에서 의대들은 상당한 규모의 시설·인력 투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사립대를 대상으로 교육부는 의료여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투자 규모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사립대 자체 재원이 아닌, 필요로 하는 외부 조달 재원 규모도 파악할 계획이다.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내년 예산에 편성할 사립대 저금리 정책융자기금 규모를 예산 당국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의대 교육여건 개선 수요조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의료계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의료계가 2천명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 빠르게 재정 지원 계획을 밝혀 의료계를 달래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당장 내년부터 의대 신입생이 늘어나는 만큼 물리적으로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산수유가 만개한 가운데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의대 건물 새로 짓고, 신규 교수 뽑고…의료계 "시간도, 공간도 부족"
전국 각 의대도 증원된 인원으로 원활하게 수업할 수 있도록 강의실·연구동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는 현재 의대 1∼3호관에 더해 4호관 신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입학정원 76명→120명)는 440억원을 들여 의대 연구동을 증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산대(40명→120명)는 현재 동구 한마음회관을 의대 교육, 실습실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내년 3월부터 수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제주대(40명→100명) 역시 현재 의대 강의동을 증축해 강의실과 실험실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하대(49명→120명)는 필수 의료과목인 의료교육학과 의료인문학을 담당할 교원들을 먼저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포장을 채 뜯지 못한 가운이 남겨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정부와 대학이 의대 증원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음에도 의료계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엔 여당 내부에서도 의대 2천명 증원을 고수하기보다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 또한 의료계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 2천명 증원을 염두에 두고 시설 투자나 교수 채용에 나섰다가 증원 규모가 축소되면 '헛발질'을 한 것이나 다름없을 수 있어서다.
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충북대의 경우 올해 3월 의대 3호관을 새로 열었는데, 3호관도 예산을 배정받은 후 건축하는 데 4년이 걸렸다"며 "학교에선 의대 4호관을 건립한다고 하는데 지을 공간도 없는 상황에서 상당히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대 교수 역시 채용한다고 하더라도 생화학·해부학·생리학 등 과목은 전공자가 거의 없어 연구·교육역량을 모두 갖춘 사람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지금 환경에서는 (증원된 인원을) 교육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직격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최근 성명을 내고 "교육여건에는 충분한 숫자의 교수 확보, 교육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교육역량이 담보되어야 하며 이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학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발표된 정부의 증원과 배분안이 의학교육을 퇴보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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