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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아이디어 '비밀의방' 찾아내 증설…3일차 화장률 70%대 유지
화장시간 단축 '스마트 화장로' 도입도…하루 최대 220건 처리 가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을 방문해 화장로 모형 전시를 보고 있다. 2025.8.11 [공동취재]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초고령화 사회 속 빠르게 증가하는 화장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의 경우 이미 3일 안에 화장하는 비율이 70%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수요를 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18년 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화장장 건립 당시 미래를 내다보고 예비 공간을 확보해둔 선제적인 행정이 빛을 발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최근 6개월간 '3일차 화장률'은 70% 수준을 보인다. 경기(63.1%), 부산(67.1%) 등 주요 대도시가 60%대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3일차 화장률은 사망 후 통상 장례 기간인 3일 안에 화장이 이뤄지는 비율로 안정적 화장시설 가동의 '방어선'으로 여겨진다.
이는 작년 8월 서울추모공원에 화장로 4기를 증설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에서는 화장 예약이 밀려 5일장, 6일장이 속출하고 지방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는 등 기존 화장 인프라의 한계가 드러났다.
서울시는 이런 상황과 미래 초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장장 증설 계획을 세웠고, 2024년 9월 서울추모공원에 화장로 4기 증설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8월 완공했다.
대표적인 님비(NIMBY) 시설로 인식되는 화장장을 이처럼 신속하게 확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7년 전 오세훈 시장의 앞선 판단이 있었다.
2008년 서울추모공원 화장장 설계 당시 오 시장은 급격한 고령화와 매장에서 화장 중심으로 변하는 장례문화 등을 고려해 추가 화장로를 만들 수 있는 예비 공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시설 건립을 둘러싼 주민 반대가 거셌지만, 오 시장은 "필요할 때 부지를 새로 구해 짓는 것보다 처음부터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갈등과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이후 시장이 바뀌고 10여년간 창고, 서고 등으로 사용되며 존재가 잊혔던 이 공간은 2021년 오 시장이 시정에 복귀한 뒤 화장시설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빛을 보게 됐다.
오 시장은 당시 설계 취지를 기억하는 관계자들을 수소문해 '비밀의 방'이던 이 공간의 존재를 다시 확인해 냈고, 이후 증설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서울추모공원의 하루 화장 처리 능력은 화장로 4기 증설 전후 59건에서 85건으로 약 1.5배로 늘었다.
증설 비용은 18억원으로, 신규 화장로 1기를 만드는 데 보통 2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서울시립승화원에 도입 중인 '스마트 화장로'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시내 전체 화장 공급 규모는 한층 확대됐다.
시는 구형 화장로가 설치된 시립승화원에 온도·압력 등을 자동 제어해 화장 시간을 단축하는 스마트 화장로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총 23기 중 16기에 스마트 화장로가 도입됐으며, 올 연말까지 나머지 7기까지 교체가 완료되면 전면 전환이 이뤄진다.
스마트 화장로는 기존 대비 화장 시간을 약 20분 단축해 화장로 3.5기를 추가 설치한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시립승화원 화장 건수는 하루 127건에서 131건으로 늘어난다.
이로써 서울은 2026년 현재 화장로 총 38기를 운영하며 하루 평균 약 212건의 화장을 처리하게 됐다.
특히 화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운영시간 연장, 예비 화장로 가동으로 하루 처리량을 220건 이상 끌어 올릴 수 있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등 돌발 상황 시 장례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시는 화장장의 부정적 인식을 탈피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왔다.
서울추모공원 건립 당시 지역주민 등과 쉽게 해소되지 않는 갈등에 시는 접근 방식을 전환했다. 시설을 축소하거나 외부 시선을 피하는 화장장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공원형 추모공간'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진입 동선을 지하화해 장례 차량 이동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하고,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건축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주민 불편 요소를 세심하게 줄였다.
그 결과 청계산 자락 약 17만㎡ 녹지에 들어선 서울추모공원은 꽃을 형상화한 외관과 넓은 녹지, 문화적 요소가 결합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외부에서 대형 공원으로 인식될 만큼 이미지가 달라지면서 화장시설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도 점차 완화됐다.
시 관계자는 최근 서울의 화장시설 공급이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한 국책은행의 보고서를 두고 "작년 화장로 4기 증설, 스마트 화장로 전환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 인프라는 의료·돌봄 체계와 마찬가지로 시민 삶을 지탱하는 핵심 도시기반시설"이라며 "앞으로도 화장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하고 3일 내 장례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안정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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