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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30년만 귀환' 고명섭씨 별세…北가족 끝내 못 만나

입력 2026-02-20 17: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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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조업 중 끌려가 2005년 귀환…생전 '가족 생사확인' 호소




2005년 8월 귀환해 어머니와 재회한 납북 선원 고명섭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1975년 동해에서 납북됐다 30년 만에 탈출, 귀환한 고명섭(83) 씨가 평생 그리던 북한의 가족과 끝내 재회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20일 납북자가족모임에 따르면 폐질환 치료를 받아온 고씨는 최근 병세가 악화해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


빈소는 고향인 강원도 강릉동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


고인은 월남에서 2년간 복무하고 1973년 고향으로 돌아와 오징어잡이 선원이 됐다. 그는 1985년 8월 '천왕호'를 타고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하다 북한 경비정에 의해 다른 선원 30여명과 함께 납북됐다.


이후 북에서 양계장 노동자로 일하다 결혼해 1남 1녀의 가정을 꾸렸다.


1990년대 후반 고향의 어머니와 연락이 닿은 고씨는 2005년 3월 납북자가족모임의 도움으로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 단둥에 있는 한국 영사관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행 직전 북에 있는 가족이 마음에 걸려 북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영사관에 요구하며 단식까지 벌였다고 한다


당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재북 가족과 연락을 책임지겠다며 간신히 설득해 고씨를 귀환시킬 수 있었다.


고향으로 돌아와 남쪽의 가족과 감격의 상봉을 했지만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져 갔다고 한다.




2007년 귀환한 동료 최욱일 씨와 재회한 '납북 어부' 고명섭 씨(안경 착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hkmpooh@yna.co.kr


귀환 후에도 고씨는 가족과 연락을 이어가며 국내로 데리고 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2023년 12월 생존 납북 귀환자들과 함께 김영호 당시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에 둔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을 토로하며, 생사확인과 가족 상봉을 위해 애써달라고 호소했다.


최 대표는 "고씨가 어렵게 북한에서 탈출하고도 다시 가겠다고 할 정도로 가족을 걱정하고 기다렸는데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씨처럼 1970년대 북에 끌려갔다 2000~2007년에 귀환한 납북자 9명 중 생존자는 5명이다. 이 가운데 이재근 씨 등 3명이 함께 조문했다.


납북자 주무 부처인 통일부는 이산가족납북자과장을 보내 조의를 표할 계획이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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