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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업 등으로 연 3억달러 매출 올리는 카이사그룹 이끌며 봉사 실천
사회 약자층 직업교육·장학금 제공 꾸준히 이어와…"기부할 때 제일 행복"
글로벌한상드림에 14억원 쾌척해 차세대 육성…"한국청년들 도전정신 키워야 할 때"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엘살바로르를 기반으로 섬유업 등으로 연간 3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카이사 그룹을 이끌며 나눔에 앞장서는 하경서 회장. 2026.3.10. wakaru@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K-팝·K-푸드 등 다양한 한류가 중남미를 휩쓸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K-스피릿(情)'입니다. 끈끈한 유대와 정서적 결속을 통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우리 고유의 정을 나눔을 통해 전파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를 기반으로 과테말라, 니카라과, 온두라스, 미국, 베트남 등에서 섬유산업, 포장재, 커피 사업 등을 운영하는 카이사 그룹을 이끌며 연 매출 3억 달러 이상을 올리는 하경서(64) 회장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의 모범적인 역할은 거주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연대와 나눔이 핵심인 K-스피릿"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회장은 사업을 일으킨 이래로 꾸준히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미혼모에게 직업 교육과 장학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여러 곳의 보육원에도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보니 2016년에는 현지 국회로부터 '아미고 노블레(귀중한 친구)상'을 받기도 했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하 회장은 어머니로부터 봉제기술을 배웠고, 대학 졸업 후 봉제공장을 운영하며 원단 샘플을 들고 중남미를 돌아보며 사업 기반을 쌓았다.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미국 봉제업이 위기를 맞게 되자 1994년 엘살바도르에서 부도가 난 봉제공장을 인수하며 중미에서의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내전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치안도 불안했다"며 "미국에 비하면 인프라를 비롯해 모든 게 열악했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지금의 규모를 일구기까지 여러 번 실패가 있었다며 좌절을 통해 기업도 자기 내면도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초창기 복수 노조로 인해 위기를 겪으면서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라는 걸 깨달았다"며 "그래서 지금은 돈과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는 겸손히 현지 문화를 배우는 걸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한상드림 제공]
고용주와 노동자 그리고 거래처 모두가 이익이 되는 일을 우선했고, 수익이 나면 나눔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엘살바도르 한인회장과 한글학교 교장을 오랫동안 맡았고 중미·카리브해 한인회총연합회 초대 회장을 맡아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중증 화상 및 소아 환자들을 위해 현지 병원에 구급차를 보내는 등 수년째 재정적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이웃 나라인 콰테말라 한인회관 건립에도 거액의 기금을 보태 건립 기반을 다졌고, 과테말라 한글학교 운영도 적극적으로 거들었다. 현지서 화산폭발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먼저 구호물자와 성금을 보냈다.
이러한 공로로 2015년에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주한엘살바도르 대사관으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하 회장은 "자수성가한 1세대들이 자라나는 차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사업 기반이나 부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가치관"이라며 "'한국인은 돈은 잘 벌지만 나눔에는 인색하다'라는 편견을 바꿔주는 일 역시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9년 한상(韓商)들로 구성된 사회공헌재단으로 차세대 장학사업을 펼치는 '글로벌한상드림'에 5만 달러(7천400만원)를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4억원을 보태 고액 기부자에게 부여하는 '아너클럽 플래티넘VIP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나눔은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심는 일"이라며 "한상들이 돈이 많아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공익재단 글로벌한상드림의 고액기부자에게 수여하는 아너클럽 플래티넘VIP 1호로 선정된 하경서 엘살바도르 카이사그룹 회장. [글로벌한상드림 제공]
하 회장의 제의로 글로벌한상드림은 최근 중미·카리브해 지역에 거주하는 50세 이상의 재외동포 장년을 대상으로 인생 2모작을 응원하는 '골든에이지 꿈 지원금'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는 "한글학교 교사 등 동포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이들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원해 인생 후반기 재교육·전환을 지원하고 있다"며 "얼마 전 열악한 상황에 놓인 쿠바와 엘살바도르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기뻐했다.
다양한 강연을 통해 청년들에게 해외 진출 노하우와 도전 경험을 전해 온 하 회장은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모국 청년들에게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이 '도전정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남미 곳곳을 돌아보면 여기저기서 배낭여행 하는 유대인, 일본인, 러시아인 청년들과 마주치는데 이게 그 나라가 가진 저력 중의 하나라고 본다"며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배우는 경험을 두려워해서 좁은 땅 안에 안주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조언했다.
하 회장은 "손안에 물은 곧 틈새로 빠져나가기 마련인 것처럼 돈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기에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일에 쓰기 위해 사업도 더 열심히 한다"고 활짝 웃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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