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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더 오르면 차 세워야" 속타는 화물기사들

입력 2026-03-09 11: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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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오르면 수입 40만원 줄어…기름값 싼 곳 찾아 긴 대기줄


주말새 큰 폭 상승에 주유소도 아우성




저렴한 주유소 찾은 화물차량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인천 중구의 한 주유소 앞에 저렴한 가격의 주유소를 찾는 대형화물차량과 승용차들이 늘어 서 있다. 2026.3.7 soonseok02@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화물차 기사들이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유류비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요 주유소에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 2천원 시대' 눈앞…정부, 30년만에 가격상한제 꺼내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충격으로 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천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다른 대안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국내 유가 시장의 흐름을 좀 더 살펴보고서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2026.3.8 jin90@yna.co.kr


◇ "400원 이상 기름값 오르면 200만원 추가 지출"


전남에서 석유화학 제품을 운송했던 화물연대 간부 김대선 씨는 9일 "25t 화물차를 기준으로 기름값이 100원 오르면 월수입 40만원이 줄어든다"며 "지금까지 400~500원 급등했으니 200만원을 더 지출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 상태로 다음 주를 넘기면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암울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과 울산을 이틀에 한 번 왕복하며 물류를 운송한다는 화물차 기사 조모(46)씨는 "한 달에 받는 1천200만원 중 기름값 600만원과 차 할부금, 보험료를 떼고 나면 수중에 300만원 남짓 들어오는데, 여기서 기름값이 또 오르면 사실상 가정을 부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일부 화물차 기사들은 장거리 이동보다는 지역 내 근거리 일감을 우선으로 처리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12년 경력의 영세 화물차 기사 A(50대) 씨는 "이전에는 대전에서 김포까지 20만원만 준다고 해도 김포에서 물건 실어서 오면 수익이 났다"며 "지금 유류비로는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 충청권 등 근거리 위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은 유가 부담이 더 크다.  


제주 삼다수를 운송하는 제주화물연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 조금 저렴한 주유소가 있어서 이곳을 통해 운행하고 있는데 기름값이 2천300원 넘어가면 차를 세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노선을 2천100∼2천200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 이상 넘어가면 실질적으로 차량 소모비 빼면 운행 하나 안 하나 똑같은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휘발유 매진' 안내문 붙은 주유소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사태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8일 인천 시내의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매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3.8 soonseok02@yna.co.kr


◇ 'ℓ당 1천700원 주유소' 화물차 등 차량 몰려 정체


유가 급등에 따라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연일 치솟자 화물차 기사들은 물론 일반 운전자들은 저렴한 주요소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곳보다 가격이 조금이라도 낮은 주유소로 운전자들이 몰려 차량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장사진을 연일 연출하고 있다.


지난 7일 인천시 중구 한 주유소에는 ℓ당 경유·휘발유 가격이 1천700원대라는 소문이 퍼지며 인파가 몰려 기나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내일은 더 오른다"는 불안감에 대형 화물차부터 승용차까지 각종 차량이 붐비면서 일대 도로에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주유소 측은 결국 이튿날 '휘발유 매진'이라고 적힌 팻말을 세우고 휘발유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경기 의왕시에 거주하는 박모(39) 씨는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이틀 전 급히 주유했다.


박씨는 "주말에 집 주변에서 리터당 경유 가격이 1천700원대인 주유소를 찾았는데 가격대가 비교적 괜찮길래 바로 가득 주유했다"며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듯해 그나마 저렴한 곳을 계속 찾아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양시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 당 가격을 모두 1천700원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부쩍 손님이 늘어났다"며 "주말이나 퇴근 시간대에는 차량이 몰리면서 긴 대기 줄이 생기는 경우도 잦다"고 했다.




정부, 30년만에 가격상한제 꺼내나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충격으로 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천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다른 대안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국내 유가 시장의 흐름을 좀 더 살펴보고서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2026.3.8 jin90@yna.co.kr


◇ "팔수록 우리도 적자" 주유소도 고역


정유사에서 기름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주유소 운영자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33년 동안 주유소를 했는데 주말 새 기름값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 본다"며 "오늘 공급가가 휘발유 249원, 경유는 무려 479원이나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유가가 그나마 저렴할 때 받아뒀던 재고는 뉴스 보고 달려온 시민들이 말통까지 동원해 채워가는 바람에 진작에 바닥났다"며 "이제 폭등한 가격으로 새 기름을 받아와야 하는데, 정부의 가격 인상 억제 압박과 카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일부에서는 이미 재고 소진 후 문을 닫는 주유소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서 장사할 수는 없기에 비축유 방출 등 대책이 없다면 시중 자영업 주유소들의 영업 중단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장지현 김솔 변지철 천정인 김상연 이재현 이주형 김동민 손대성 김재홍 기자)


pitbull@yna.co.kr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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